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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S 내부가 심상치 않습니다. 성과급 제도를 손보겠다는 회사 측 발표 이후 임직원들의 반발이 커지더니, 급기야 창사 이래 한 번도 없었던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대체 어떤 개편안이길래 이렇게까지 갈등이 커진 걸까요? 그리고 창사 41년 만에 처음이라는 그 사건은 무엇일까요? 지금부터 하나씩 정리해 보겠습니다.

1. 갈등의 시작 — 대법원 판결과 성과급 개편안

이번 사태의 발단은 올해 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2026년 1월 29일 대법원은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 서울보증보험 등의 경영성과급 관련 소송에서 의미 있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목표를 달성하면 지급되는 인센티브(PI 계열)는 임금으로 인정되지만, 회사 실적에 따라 지급되는 성과 인센티브(OPI·PS 계열)는 임금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취지였습니다. 이 판결 이후 삼성 계열사 전반에서 성과급 체계를 다시 짜려는 움직임이 확산됐고, 그 불씨가 삼성SDS로 옮겨붙었습니다.
삼성SDS는 6월 24일부터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인사·보상 제도 개편안에 대한 찬반투표를 시작했습니다. 당초 6월 29일 마감 예정이었지만 "중대한 변화인 만큼 충분히 검토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면서 투표 마감이 한 차례 연장되기도 했습니다.
대법원 판결로 성과급의 임금성 여부가 갈리자, 삼성SDS도 6월 24일부터 보상 제도 개편안에 대한 찬반투표에 들어갔습니다.
2. 개편안의 핵심 — 현금 대신 자사주로


이번 개편안에서 가장 논란이 된 부분은 지급 방식 자체가 바뀐다는 점입니다. 그동안 현금으로 지급되던 두 가지 성과급, 즉 반기마다 기본급에 연동해 지급되던 항목과 연 1회 계약연봉에 연동해 지급되던 항목을 모두 없애고, 대신 연 1회 자사주로 일원화해 지급하는 방식입니다.
지급 기준선은 연봉의 20% 수준으로 설계됐고, 회사의 세전이익 증가율이나 자사 주가 수익률, 코스피 IT서비스업종 지수 대비 상승률 등 여러 지표에 연동해 지급 배수를 최대 2배까지 늘릴 수 있는 구조로 짜였습니다.
문제는 그동안 통상임금, 즉 퇴직금 산정 기준으로 인정되던 항목이 이번 개편으로 사라진다는 점입니다. 이 때문에 개인별로 퇴직금이 적지 않은 규모로 줄어들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임직원들의 불안이 커졌습니다.
현금 성과급을 없애고 연 1회 자사주로 전환하는 안으로, 주가·업종 지수 등 외부 변수에 실수령액이 좌우되고 퇴직금 산정 방식도 달라질 수 있어 반발이 커졌습니다.
3. 창사 41년 만에 처음 — 노동조합 출범

개편안을 둘러싼 갈등이 커지던 와중에, 삼성SDS에서는 그동안 없었던 일이 벌어졌습니다. 1985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노동조합이 출범한 것입니다.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산하 삼성SDS 지부라는 이름으로 문을 연 이 노조는, 출범 속도부터 심상치 않았습니다.
노조 출범 2시간 만에 조합원 2000명이 몰렸고, 하루 만에 3000~4000명대를 넘어섰습니다. 전체 임직원이 약 1만 1000명 규모인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빠른 속도입니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조합원 수는 계속 늘어나, 노조 측은 과반 달성을 선언하기에 이르렀습니다. 회사 안팎에서는 "성과급 갈등이 이렇게까지 조직적인 움직임으로 이어질 줄은 몰랐다"는 반응이 나옵니다.
삼성SDS에서 41년 만에 첫 노동조합이 출범했고, 출범 하루 만에 조합원 수천 명이 가입하며 이례적으로 빠르게 세를 불렸습니다.
4. 노조의 요구 — 개편안 중단과 단체교섭
신생 노조는 사측에 세 가지를 공식적으로 요구했습니다. 첫째는 신규 인사제도 개편안 추진을 잠정 중단할 것, 둘째는 일방적인 추진 과정으로 상처 입은 임직원들에게 경영진이 유감을 표명하고 직접 소통에 나설 것, 셋째는 노조를 대화 파트너로 인정하고 근로조건·제도 변경을 함께 논의할 채널을 마련할 것이었습니다.
조합원 수가 늘어나는 속도에 맞춰 노조의 행동도 빨라졌습니다. 조합원이 4000명을 넘긴 시점에는 대표이사 앞으로 공식 단체교섭 요구서를 제출했고, 이후 과반 달성을 선언하면서는 "과반노조의 동의 없는 취업규칙 변경은 절차적으로 효력이 없다"는 논리를 내세워 예정된 투표 결과 발표와 후속 절차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습니다.
노조는 이와 함께 근로조건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첫 교섭 요구안을 준비하겠다는 향후 일정도 공개했습니다. 회사가 추진해 온 전사원 찬반투표와 노조의 법적 지위 주장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국면에 접어든 셈입니다.
노조는 개편안 추진 중단과 대화 채널 마련을 요구했고, 과반 조합원을 확보한 뒤에는 투표 결과 발표 자체를 중단하라고 맞서면서 회사와의 충돌이 본격화됐습니다.
5. 다른 계열사는 어땠을까 — 삼성전기·삼성전자와 비교

같은 시기 비슷한 성과급 개편 투표를 진행한 삼성전기는 상황이 사뭇 달랐습니다. 6월 30일까지 진행된 투표에서 참여율 72% 이상, 찬성률 97% 이상으로 새 제도가 무난히 통과됐습니다. 기존 지급 방식은 그대로 유지한 채 재원 산정 방식만 손봤기 때문에 임직원들의 반발이 크지 않았다는 평가입니다.
반면 삼성전자 반도체(메모리) 사업부의 경우 연간 성과급이 최대 6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삼성디스플레이·삼성SDI·삼성전기 등 다른 계열사 직원들 사이에서 상대적 박탈감이 확산된 바 있습니다. 이런 계열사 간 보상 격차 논란이 삼성SDS 내부 반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준 배경으로 꼽힙니다.
즉, "재원 산정 방식만 조정한" 삼성전기는 순조롭게 가결된 반면, "현금 폐지와 주식 전환, 퇴직금 산정 기준 변경"까지 포함한 삼성SDS의 개편안은 임직원들이 훨씬 큰 폭의 불이익으로 받아들이면서 갈등이 커졌다는 것이 핵심 차이입니다.
삼성전기는 기존 방식을 유지한 채 재원만 조정해 무난히 가결됐지만, 삼성SDS는 지급 방식 자체를 바꾸는 큰 폭의 개편이라 반발이 훨씬 컸습니다.
6. 앞으로 어떻게 될까
과반 조합원을 확보한 노조가 취업규칙 변경 절차 자체에 제동을 걸고 나서면서, 삼성SDS의 성과급 개편안은 예정대로 시행되기 어려운 국면에 놓였습니다. 회사가 노조의 교섭 요구에 어떻게 응답할지, 그리고 개편안을 원안대로 밀어붙일지 수정할지가 다음 관전 포인트입니다.
무엇보다 41년 만에 처음 생긴 노조가 출범 하루 만에 과반을 넘겼다는 사실 자체가 회사 안팎에 던지는 메시지가 작지 않습니다. 성과급이라는 하나의 사안에서 촉발됐지만, 그 이면에는 소통 방식과 의사결정 구조에 대한 임직원들의 누적된 불만이 있었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앞으로 회사와 노조가 어떤 방식으로 대화를 이어갈지, 그리고 다른 삼성 계열사들의 성과급 체계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계속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과반 노조의 등장으로 개편안 시행이 불투명해졌으며, 회사와 노조 간 대화가 향후 사태 전개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